Reading Nook

『아무튼, SF게임』 김초엽

가벼운 금요일 퇴근길, 야근수당이라는 보너스같은 돈도 들어왔기에 오랜만에 서점에 들렀다.

여유롭게 책을 둘러보던 도중 눈에 띈 세 글자 ‘김초엽’. 극찬을 넘어 찬양하다시피 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기에 고민하지 않고 바로 집었다.

일반적인 책의 크기보다도 작고 두껍지도 않아 가볍게 읽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고, 책의 내용 역시 많은 시간을 들여 곱씹을만큼 무거운 내용이 아니었다.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른 소설들과 다르게 SF소설은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가 스토리에서만 오지 않고 스토리가 진행되는 그 세계관에서도 온다.

특히나 김초엽의 경우에는 실재하는 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적인 사실을 세계관에 녹여내어 그 세계관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40페이지정도를 읽었을 때 이 책을 받아들이는 방향에 대해 깨달았다.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김초엽이라는 작가가 책을 쓸 때 노력하는 방향, 그리고 작가의 마인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집필 방향
아니면 단순히 김초엽이라는 사람에 대해.

김초엽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김초엽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라고 느꼈다.

영화나 드라마는 만만찮은 제작비를 감당하기 위해 장면 중간중간에 어울리지 않는 장소나 제품을 녹여내야하기도 하고,
제작비 때문에 표현하고자 하는 장면의 연출을 타협하여 그 표현 자체가 느껴지지 않기도 한다.

노래는 점점 짧아지며, 하이라이트 부분이 너무나도 반복되는 후크송에 가까워지고 있으며,
사진은 원본과 너무나도 다른 형태 보정과 텍스쳐를 낮춘 스냅 사진이 주류가 되었다.

그래서 예술을 감상할 때면 예술성뿐만 아니라 대중성 그리고 현실성까지 고려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 느낌은 대게 아쉬움으로 변해 다가온다.

하지만 예술성만을 추구할 경우, 아무도 알아주지 못하는 혼자만의 예술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뿐더러
생계적인 측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면 예술 활동 자체를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예술성과 대중성은 예술을 하면서 끊임없이 저울 위에서 조절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글이 어쩌다가 이렇게 길어지게 되었을까.

무엇이든 천천히 집중해서 곱씹다보면 하나의 갈래에서 또다른 새로운 갈래로 뻗어나가게 되고,
그렇게 하나의 뿌리에서 수많은 가지를 가진 나무가 완성되는 기분이다.

위 두 문장에서는 어릴적부터 생각해왔던 보다 복잡한 주제로 연결되었는데 짧게 쓰기 아쉬워 따로 글을 적어봤다.

그리고 여기엔 이렇게 주석과 같이 링크를 달아둔다.

이 문장은 살포시 보관해뒀다가 나중에 작성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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