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소음
잠에 들기 위해 불을 끄고 침대 위에 누우면 방 안은 고요로 가득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귓가에 백색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이 백색소음 속에는 상상할 수 없이 먼 우주로부터 찾아온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누군가의 신호가 함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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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방 안에는 전자기기가 적다.
정확히는 냉장고와 같이 항상성을 가지는 전자기기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불을 끄고 이불을 덮으면 그 무엇의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눈이 조금씩 암순응을 하면서 귀도 조금씩 방안에 존재하는 작은 소리의 존재를 알아차리기 시작한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SF적 발상의 가설을 세워보고 조금씩 살을 붙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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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너무나 당연한 사실로 우주는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매질이 필요한 소리는 우주를 가로지를 수 없다.
여기서 내가 추가해본 SF적 가설은
1. 우리가 소리라고 부르는 것처럼 외계 다른 문명이 소통하는 파동의 무언가가 존재하지 않을까.
1. 2. 이 파동은 형태를 유지한 채 우주를 건널 수 있지만 인간이 인식하지 못할 뿐…
2. 우주는 진공에 가까운 상태가 아닌 우리가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물질이 존재하며,
2. 1. 소리가 단지 이 물질상을 지나면서 변환 과정 없이 인간이 인식할 수 없는 암호와 같은 소리가 되지 않을까…
상상은 자유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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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엮을 과학적 근거를 찾기 위해, 그리고 아주 작은 호기심으로 백색소음에 대해 얕게 찾아봤다.
백색소음은 외적인 요인과 내적인 요인이 모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은데
일단 내 방 안에서 만큼은 외적인 요인은 거의 배제되고 있다고 할 수 있고, 내적인 요인이 크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뇌가 불안정한 무음 환경을 깨기 위해 만든 실재하지 않는 소리인 Phantom Sound까지는 아닌 것 같고
Somatosounds에 가깝지 않을까… 근데 또 혈류의 소리라고 생각하니 미묘하면서 멋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또, 생각해보니 백색소음이라는 단어 자체도 감성 한 스푼 넣은 공감각적 표현이잖아.
백색이라는 이유가 붙은 이유가 뭘까 싶어 또 찾아보니
모든 파장의 빛이 고르게 섞인 백색광과 같이 모든 소리의 파장이 균일하게 섞인 소리라는데.
와… 과학적인 현상이라고 여겨지기에 과학자가 붙인 명칭이지 않을까 싶은데
문과 감성 가득하게 느껴지는 명칭이기에 이게 바로 문이과 통합 감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