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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눈이 내리다』김보영

김보영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고?

스페이스 오디세이 트릴로지 세 권을 연달아 읽으면서 인상 깊은 작품이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았지만
나름 괜찮은 작품이라고 만족하면서 읽었다.

특히나 SF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양자물리와 우주에 대해 쓴 부분이 만족스러웠고,
그래서 신간도 충분히 읽어봄직하다 생각하고 금요일 퇴근길에 서점에 들려 책을 샀다.

고래눈이 내리다

눈발이 짙어지자 나는 고래가 죽었다 보다 생각했다.
9p

얼마나 매력적인 첫 문장인가.

그 뒤로 이어지는 ‘죽음과 축복의 대비’, ‘아가미’라는 표현으로 SF의 세계관을 추측하는데 도파민이 폭발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눈발과 마을이라는 표현에 지상의 생물이라고 한정지은 내 머리로는 배경이 심해라는 것을 다음 페이지 넘기기 전까지 전혀 몰랐다.

물론 내가 발광포라는 단어의 뜻을 알았다면 훨씬 빠르게 추측이 가능했겠지만.

그렇게 터지는 도파민은 얼마 가지 않고, 이 뒤로 빠르게 식었다.

심해와 고래의 죽음, 눈.

추측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너무 뻔한 표현이다.

그 외에도 심해에 사는 생물들의 특징들을 이용해서 등장인물로 표현하는 그냥 뻔하디 뻔한 전개.

수면 위로부터 내려오는 죽음의 눈도 미세플라스틱이라는 게 기본교육과정을 마친 어른이라면 누구나 알 것 같았다.

어느 재미도 찾아볼 수 없는 전개는 그렇게 급작스러운 자연재해와 함께 이야기의 끝을 맞이한다.

책의 제목으로도 쓸만큼 이 단편소설집의 대표작으로 내세우기엔
환경오염과 온난화라는 사회적 이슈를 담은 채 SF를 흉내내서 대단한 작품인 양 하고 있다.

또 이걸 환경 문제를 다룬 대단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직업을 걸고 발언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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