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table Tunes

2024 윤하 연말콘서트: GROWTH THEORY – 서울

Setlist

1. 맹그로브
2. 죽음의 나선
3. 퀘이사
4. 케이프 혼
5. 은화
6. 로켓방정식의 저주
7. 태양물고기
8. 포인트 니모
9. 코리올리 힘
10. 라이프리뷰
11. 구름의 그림자
12. 새녘바람
13. Black hole
14. No Limit
15. Rock Like Stars
16. 살별
17. 혜성
18. 오르트구름
19. 26
20. Hope
21. 사건의 지평선
22. 나는 계획이 있다
23. 기특해

다시 찾은 KSOP DOME, 하지만 사운드는…

올 해 2월 〈스물〉과 3월 〈HER〉 이후로 다시 찾은 KSPO DOME이었다.

2월에 관람했던 〈스물〉의 경우 예매할 때부터 이머시브 사운드를 강조하며 굉장히 만족으러운 음향을 들을 수 있었는데
360도로 진행했던 〈HER〉의 경우 음향도 만족스럽지 못했고, 이것 때문인지 아이유의 라이브에 대해서도 기대 이하로 느껴졌다.

콘서트 관람 직전 아이유의 팔레트에 윤하가 게스트로 나온 영상이 올라왔고 영상에서도 KSPO DOME 360도에서 음향이 까다롭다는 토크가 있었는데
실제로 이번 콘서트에서 음향은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360도 모두 소리를 울리게 설계한다는 게 비전공자가 봐도 엄청 까다로울 것 같긴 하지만,
돈을 내고 노래를 들으러 간 입장에서 아쉬움은 분명했기에 이렇게 첫 시작에 적어본다.

조금만 더 보태자면, 윤하의 컨디션은 너무나도 좋았고 요즘 말하기로 정말 찢었다.

역시 가수도 러닝을 하고 체력이 늘어야 하는 건가

어마무시한 객석 수와 그렇지 못한 예매율

윤하 콘서트를 예매할 떄마다 느끼는 재밌는 점이라면,
항상 1000명 정도의 홀릭스들은 ‘우리들만의 리그’로 엄청난 경쟁을 하며 티켓팅을 한다.

올 해 많은 윤하 콘서트를 다니며 느끼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이제 얼굴이 익숙한 사람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4분기에 되어서는 근처 앉은 다른 홀릭스 분들을 보며 ‘아, 이 분 그 때 거기서 봤었는데?’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반면 나머지 좌석들을 흔히 머글분들이 많은 객석으로 꽤나 여유롭게 예매가 가능하다.

대한민국 대표 여성보컬하면 모두가 인정하는 윤하이지만 티켓팅 파워는 똑같이 KSPO DOME 360도로 진행했던 아이유와 너무 달랐고,
빈 좌석이 너무나도 많았다.

360도 콘서트의 정말 큰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모든 방향에서 아티스트와 함께 그 뒤의 팬들이 보이고,
팬들의 응원봉 불빛들이 하나의 연출이 되어 함께 콘섵트를 만드는 건데…

빈 좌석 뿐만 아니라 이번 콘서트 직전에 떠오른 뉴홀봉 관련 이슈들로 인해 360도 콘서트임에도 중요한 매력 요소 하나가 빠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또 이 부분에서 깊감잦이 되어버린 부분이, 비어있는 2층 좌석 방향에서는 일어서서 온 몸으로 콘서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나 보였고,
특히 3층에서 양 손에 응원봉을 한 개씩 든 채 콘서트를 즐기는 사람은 존경스러우면서 부럽기까지 했다.

플로어 1열에 앉은 사람들보다 더 진심으로 콘서트를 즐긴 사람들이 아닐까.

본격적인 콘서트 감상평

금, 토, 일 3일간 진행된 콘서트였지만 평일인 금요일은 건너뛰었고, 스포일러를 보지 않겠다 노력했지만 26이 들어갔다는 것만 봤었다.

그렇기에 이번 콘서트 셋리스트 내에 〈GROWTH THEORY〉 수록곡이 많이 있겠다 정도로 생각했지 앨범 모든 노래를 포함할 줄은 몰랐다.

〈맹그로브〉와 〈죽음의 나선〉은 콘서트를 보기 전 적어본 〈GROWTH THEORY〉 트랙 순위에서 1, 2위였는데 시작부터 연달아 나오니 어찌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있을까.

〈케이프 혼〉은 참 재밌는 게 순위를 매겨볼 때면 항상 좋으면서도 살짝 아쉬운 느낌이 들어 아래 위치에 두곤 했는데
문득 생각나 입에 맴도는 경우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또 다시 자주 찾아들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콘서트에서 정말 좋게 들었던 노래 중 하나라고 적고 싶다.

라이브로 들어도 엄청 좋을 것 같았던 〈로켓방정식의 저주〉는 기대했던 만큼 그대로 좋았다.

그래서 굳이 적지 않고 넘어갈까 싶기도 했는데 ㅋㅋㅋ 안 적으면 나중에 다시 읽었을 때 별로 인상 깊지 않았다는 느낌으로 남을 것 같기도 해서 적어둔다.

〈로켓방정식의 저주〉는 확실히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노래다.

〈태양물고기〉, 〈포인트 니모〉, 〈코리올리 힘〉 순으로 진행되었던 보컬+기타도 비슷했다.

세 노래 모두 좋아했고, 기대했고, 그만큼 만족감을 채워주는 공연이었다.

굳이굳이 말하자면 뒤에 나오는 노래들에 더 큰 벅차오름을 느꼈기에 아쉬움이 아주 조금 있다.

그렇게 〈GROWTH THEORY〉의 수록곡이 계속되고 끝난 1부 뒤에 시작된 2부는… 미친 셋리스트 그 자체였다.

〈END THEORY〉의 모든 트랙 중에 가장 좋아하는 〈Black hole〉의 인트로가 나올 때 부터 느껴졌던 그 벅차오름은…
오직 콘서트만을 위해 비운 주말과 왕복 10시간 정도의 이동 시간에 느껴지던 회의감을 한순간에 날려버렸다.

〈살별〉은 말해뭐해. 이젠 콘서트 필수곡이 되지 않았다 싶다. C/2022YH부터 C/2023YH, C/2024YH를 모두 외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그 뒤에 윤하의 천문학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나왔던 〈오르트구름〉은 이번 콘서트의 주인공이었다.

비어있는 많은 객석과 엄청 많다고 할 수 없는 코어 팬 때문에 윤하 콘서트에선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가득한 응원법 소리였는데
그걸 들었을 때 느껴지던 감동은 내가 굳이굳이 콘서트를 가는 이유를 또 한 번 굳게 만들어줬다.

특히 일요일 콘서트에서 나온 또르트구름은 학습효과까지 더해져 T의 감성에 감동의 울컥함을 가져다줬다.

템포도 빠른 편이고 후반부의 하이노트와 안무까지 곁들어져 쉽지 않은 무대가 분명했는데,
연속으로 진행해 내가 다 불안했음에도 꿋꿋히, 그리고 완벽히 보여줬다.

이 뒤에 멘트는 또 어찌나 예쁘던지.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어도 한 번 더 도전해보라니.

윤하의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포기하지 않은 꿋꿋함과 노력을 정말 소중히 여긴다고 계속해서 느끼는데,
이번 콘서트에서도 느꼈던 부분이었다.

근데 하필 또 바로 뒤 노래가 〈26〉이었다.

내 기준 윤하 앨범 중에 가장 명반이라고 꼽고 싶은 〈UNSTABLE MINDSET〉에 수록된 노래로,
꼽게 된 이유가 되는 지분이 가장 큰 노래가 바로 〈26〉이다.

한 때 플레이리스트의 유일한 노래가 되어 무한반복해서 들었던 노래이지만 라이브로 듣지 못해 한이 생길 지경이었는데 이렇게 듣게 되다니…
이번 콘서트의 셋리스트는 역대 콘서트 셋리스트 중에 단연코 가장 맘에 들었다.

그렇게 정규 셋리스트가 끝나고 국룰 앵콜콘 〈Hope〉와 이렇게 제 2의 전성기를 가져다줘 콘서트를 열게 해준 〈사건의 지평선〉까지,
정말 군더더기 없이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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