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Nook

『1984』 조지 오웰

작가의 시대상

취향에 맞는 책을 위주로 읽다가 간간히 세계 명작이라고 손꼽히는 책을 읽곤 한다.

이러한 책들의 경우 대게 1900년도 초반 외국의 시대상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곤 한데
그 시대상이 지금과는 너무나도 달라 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작은 부분일지라도 거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다.

그 시대엔 조금도 이상한 부분이 없었을테니 틀렸다고 말할 수 없으며,
나 역시 여태까지 책을 읽으면서 ‘이 때는 이런 시대상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넘겨왔다.

하지만 상식적인 범주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들이 연속적으로 나오는 부분이 많을 땐
분명 한글로 되어있고, 읽을 수 있고, 모르는 단어가 없음에도 당최 무슨 내용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이런 내용들은 거부감을 가득 심어줬고 책을 읽던 도중 여러번 덮게 만드는 원인이 되었다.

나의 시대상

여기에 나의 취향과 맞지 않는 내용까지 더해지니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스스로 고문하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이 왜 명작이라고 불리우는 지 알 것 같았고, 발행일을 고려했을 때 이 책은 글로 쓰여진 날카로운 무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책의 명작과 별개로 지금의 내가 굳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한 의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여러 분야의 정보가 가득 담겨있는 분류번호 400~500번대라면 넓고 얉은 지식에도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이런 소설에서 사색의 주제를 찾기엔 소모되는 시간과 감정 대비 너무 비효율적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 취향의 책들이라고 쓸데없거나 사색을 가져다주지 않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끔씩 읽기 싫더라도 좋은 평을 받는 책들을 꾸역꾸역 읽겠지만
이번엔 서평에 이런 불평도 굳이 남겨본다.

줄리아

어떤 의식의 흐름이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ChatGPT와 ‘대한민국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고찰’이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었고
사회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려기보다 개인의 삶을 우선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1984에서의 줄리아가 이런 나의 삶의 방향성과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는 스스로 반사회적인 성향이 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계, 기득권 세대는 돌이킬 수 없이 썩어있고, 그로 인해 우리나라의 미래가 매우 어둡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썩어문드러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내가 끼칠 수 있는 영항은 0에 근사하다 여기고,
이런 사회를 바꾸려 하기보다 나만의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내 행복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반사회적인 행동을 하느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다.

기성세대가 말하는 바람직한 성장과정,
인문계 고등학교-4년제 대학교-대학원 석사과정까지 마쳤고, 공공기관에 취업해서 연구직으로 일하고 있다.

사회 생활 중에도 요즘 흔히 말하는 MZ세대와 절대 다르게 ‘올바름’에 가까운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주위에 대한 평판이 굉장히 좋은 편에 속한다고 자부한다.

그냥… 아쉬울 뿐이다. 이 사회가.

갈수록 불합리해져가는 사회가, 그럼에도 거부할 수 있다거나 바꿀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평균 학력이 대한민국의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젊은 세대가 줄리아와 같은 삶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면
이건 이기적이거나 잘못된 게 아닌 사회의 강요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각자도생을 선택한 현명한 사람이 아닐까

정보의 수용

빅브라더의 완전무결성을 위해 끊임없이 조작되는 과거의 기록들,
2+2=5라고 말하기를 강요하는 사회,
그 정점의 이중사고.

역사는 승리자들의 관점에서 기록되어 왔으며, 후세의 인물은 역사를 통해 과거를 바라본다.

너무도 당연하게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과거는, 실재했던 그 당시 모습과 크게 다를 것이다.

하지만, 실시간 정보공유가 가능하고 셀 수 없는 다양한 기록들이 쌓여가는 지금 사회에서도
승리자들의 관점으로 기록되는 역사가 가능할까?

답글 남기기